06.01.01/Tokyo/Ikebukuro

새해 도쿄의 아침이 밝았다.
첫날 나를 맞아주었던 따스한 햇살은 어디로 갔는지
오전부터 보슬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옷이 젖지 않을만큼의 가랑비였지만
이미 도로는 촉촉하게 젖어있었다.
이케부쿠로 역에서 내려서 시내의 음반가게를 찾아갔다.

신년 할인 행사 백화점앞에 몰려든 인파.
이케부쿠로는 젊은이들의 아지트같은 공간이었다.
이곳의 일본 젊은이들은 누에라에 힙합바지를 질질 끌고 다녔다.
이케부쿠로는 그야말로 홍대앞같은 분위기의 힙합문화가 있는 곳이었다.
일본에서 처음으로 들어선 음반가게.
매달 1일 할인 행사가 있다는 정보를 얻고
디스크 유니온을 찾았다.

디스크 유니온은 꽤나 규모가 큰 중고음반매장이었다.
일본은 레코판, 디스크유니온과 같은
중고LP/CD 음반매장시장이 매우 발달해있다.
도쿄의 주요 지역마다 체인점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일본의 중고 음반 시장의 규모는 크다.
실제 매장에 끝도없이 꽃혀있는 LP장들을 눈으로 보게되면
피아노보다 턴테이블이 더 많이 팔린다는
일본의 음악적 현주소를 확인해 볼 수 있다.

비교적 신보였던 존레젼드나 비기의 앨범까지도 중고매물로
팔리고 있을 정도로 일본의 중고음반시장은 활성화되어있다.
더욱 매력적인 것은 좋아하는 음악을 CD가 아닌 LP로 만날수 있다는 점.


일본의 음악시장에는 다양성이 보인다.
힙합과 록이 주류인 가운데 로큰롤, 레게, 째즈, 소울을 비롯하여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전문적으로 다루고있는 모습은 이색적이었다.

첫날의 디깅은 힘들었다.
오랜 시간 목을 구부리고 LP를 뒤지고 있으려니 허리가 아파왔다.
그런데 갑자기 내 옆에 어떤 일본인이 우뚝 서더니
능숙하고 빠른 손놀림으로 디깅을 해서 음반을 찾아 나가는 모습을 보고
". . ."
우리에게는 오래된 LP장들 속에 파묻혀
하루를 보내는 기쁨이 언제쯤 찾아올까?
이른 오후까지 이케부쿠로에서 디깅을 하다가
어제 신주쿠 길바닥에서 우연히 만난 한국 유학생들에게 연락해서
떡국이나 얻어먹을까하고 신 오오쿠보로 향했다.
그들은 교회 사람들이었다. (흠.. 역시 교회는 먹을거로ㅎ)
나는 머나먼 타지 일본에서 2시간이나 교회 신년예배를 봐야했지만
그래도 저녁을 한국사람들과 떡국을 해먹을 수 있다는 사실이 좋았다.
*
일본은 콘센트가 110V다; 절대 220V는 없다.
이 날 가져간 배터리 2개가 모두 달아서
다음날 신주꾸 쥬오도리에서 배터리와 콘센트 돼지코를 사기로 했다.
2006/01/01/도쿄 비/fin.
Youth, The Glory/2006,Tokyo 2006/12/25 08:40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