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009 전설, 죤레젼드

 2005년 진짜 날좋은 어느날, 걱정도 모르고, 세월도 모르고, 사랑도 모르던 참으로 막나가던 대학교 1학년 학생이었던 나는 신촌에 재수생 이건영을 만나기 위해 청량리에서부터 지하철을 타고 기어나갔다. 나는 또 대학생들의 고질병, 지각이란걸 해서 이건영을 30분정도 신나라 레코드 앞에 세워두었다. 건영은 재수생인 자기를 기다리게 했다며 또 핀잔을 줬지만, 나에게 자신의 아이팟을 꺼내어 무언가 들려주었다. 죤 레젼드라는 애가 나왔다고 하면서 깐예 웨스트가 전국 순회공연에 계를 데리구 다니면서 노래를 시킨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어폰에서는 공연 실황이 흘러 나왔는데 사실 시끌벅적한 장소에서 한쪽 귀만 꼽고 들어서 뭐가 뭔지 잘 몰랐지만 일단 좋다고 말하고 맥주를 퍼마셨다.

 이것이 나와 죤 레젼드의 첫 만남. 나는 집에 돌아와서 건영에게 그 공연실황음원을 보내달라고 했다. 유돈노마네임, 다일레이릿피쁠의 디쓰웨이, 디트로이트 슬럼빌리쥐의 셀피쉬 등을 메들리로 불렀는데 사실 그 노래들이 뭔지 잘 몰랐다 유돈노마네임빼고는. 이 노래의 백보컬이었다는게 참 신기하기도 했고, 목소리가 정말 걸걸했다. 나는 뭔가 뚱뚱한 약간 나이가 있는 소울가수를 떠올렸다. 인상 팍쓰고 노래하는 그런 가수. 건영이는 깐예가 요즘 키우고 있는 대어라고 했다. 태어나서 이런 소울을 지닌 가수는 처음 본다고 말했다. 나는 사실 처음 듣고는 잘 몰랐다. 그냥 아.. 이런 신인도 있구나. 정도로 여겼다. 그러다가 곧 존 레젼드의 1집은 나왔다. 난 일단 그것을 구매했다. 겟 리프티드. 그것을 사기 위해 나는 세끼를 굶어야했다. (용돈 30만원으로 씨디를 사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었다. 술값을 아끼면 됬지만;;)



 이 앨범이 바로 나의 음악과 인생을 바꿔버린 단 한장의 앨범. 1번트랙 전율의 피아노 반주와 함께 죤레젼드가 컴머낸고우우우 윗미- 델썸띤누우우뽀이유 부터 나는 전적으로 존레젼드에게 사로잡혀버린다.(내가 처음 이 음반을 씨디피에 넣고 재생시켰을 때의 감동을 조금이라도 전달하기 위해 1,2번트랙을 차례로 틀어봤다.) 이 앨범은 단 한곡도 버릴 곡이 없는 그야말로 2005년 최고의 명반이며, 지난 역사를 통틀어서도 그렇다. 죤레젼드는 내게는 단하나의 센세이션이었고, 계시였고, 축복이었고, 메마른 샘물의 단비와도 같은 구원이었다. 그 정도로 나는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 죤레젼드는 그 어느 앨범에서도 나를 실망시키는 법이 없었고, 그는 언제나 간지를 충만한 귀여운 외모의 피아노치는 나의 소울스타였다.

 존레젼드의 목소리는 특별하다. 그 누구에게서도 찾아볼 수 없다. 그것은 억지스럽기까지한 마이클볼튼의 허스키함도 아니고 부담스러운 제임스 브라운의 것도 아니다. 아저씨같은 테디 펜더그래스도 아니고 세월에서 나오는 레이찰스스러움도 아니었다. 뭔가 상큼하면서도 세련되고 (모던하기까지하다) 진하고 풍부한 허스키 보이스. 죤 레젼드 그 자체다. 그 누구도 따라할 수도 없고 비슷하지도 않은. 또한 죤레젼드의 씽어쏭라이팅은 예술의 경지에 가깝다. 아주 단순한 진행으로도 완벽한 쏘울을 연출해 낸다. 완벽한 이해에서만이 나올수 있는 일이다. 특히 탈립콸리의 뷰리풀스트러글에 있는 어롸운마웨이같은 곡은 사기에 가깝다. 깐예의 네버렛미다운같은 노래에도 죤레젼드의 목소리가 실제로 들어가있는데 깐예 앨범 처음 사들을 때는 모르고 들었지만 지금 알고 다시들어보면 정말 놀라울 지경이다. 죤레젼드는 노래를 빛낸다. 안되는 노래도 되게 만든다. 죤레젼드가 아니면 안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죤레젼드는 자신의 앨범에도 충실했고 다른 뮤지션들의 앨범에서도 빛이 난다. 디쓰웨이에서 그랬고, 네버렛미다운에서도 그랬고, 셀피쉬에서도 그랬다. 탈립콸리나 커먼의 비, 라임페스트의 앨범에서도 그랬고 세르지오멘데스, 레이챨스, 루더밴드로스추모앨범 등에서도 빛을 발했다. 그는 혜성처럼 나타난 스타였고, 하루하루 자신의 전설을 써내려가고있다. 그런 죤레젼드가 2집을 발매했다. 그것도 아주 조용히 갑작스레 그의 선량한 눈빛과 부드러운 미소처럼 편안한 음악을 가지고 돌아왔다. 1집같은 진한 느낌이 아니지만 어느 것이든간에 충분히 죤레젼드의 느낌이다. 그는 여전히 피아노 앞에 앉아있고 여전히 아름답기때문이다. 죤 레젼드는 바로 전설이며, 후대 사람들은 그를 전설이라 부를 것이다. 죤레젼드는 진정한 나의 영웅이다. 그와 같은 전설과 동시대를 함께할 수 있음이 나에게는 너무나 큰 감격이다. 죤레젼드의 음악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웃음 지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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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07 02:24 2007/04/07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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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oloture 2007/04/09 12:51  수정/삭제  댓글쓰기

    칸예가 키운거라니 가당치도 않다.. 메이저씬에서 활약해온것만으로 따지면 칸예보다 경력도 더 길껄? 석가네쪽에서 어잌후 형아 노래한번만 불러주시면 존나 감사하겠어요 하고 오체투지해야지.

    난 2집이 더 조아

  2. 쏘울풀몬스터 2007/04/10 00:37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래도 존레젼드가 회사다니면서 성가대에서 피아노칠때는
    지금같은 스타가 될지 몰랐을걸요 ㅋㅋㅋㅋ

  3. 쏘울풀몬스터 2007/04/10 00:38  수정/삭제  댓글쓰기

    솔직히 깐예가 여기저기 자기프로듀싱 곡에 델구다니면서 피쳐링 시켜서 떳죠 ㅋㅋ

  4. 닐리리 2008/06/28 01:18  수정/삭제  댓글쓰기

    갑자기 쏘울에 필 꼿혀서 돌아다니다가 왕건이 만났네요
    자주 와서 음악 실컷 들어야 겠네요
    디엔젤로 찾다가 존 레전드도 만나니 억시로 반갑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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