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클립스는 신인도 아니고, B급도 아니고, 뭐 듣보잡도 아니다. 클립스는 이미 정상급 엠씨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실력있는 엠씨 듀오다. 넵튠스의 강력한 후광 아래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이 두 명은 재미있게도 형제다. 형 말리스와 동생 푸샤티의 인생은 뻐렐 윌리암스를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가 없다. 복잡한 레이블 문제로 이런저런 문제에 부딫혀왔지만 클립스 본인들의 재능과 뻐렐 윌리암스의 아낌없는 지원 덕분에 지금의 클립스가 있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의 커리어 중 최고의 역작은 역시나 이견없이 그들의 세번째 앨범 '헬 헤쓰 노 퓨리'다. 클립스를 기다렸던 수많은 팬들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했으며, 넵튠즈의 가장 실험적인 비트들로 채워진 이 앨범은 평단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단순하면서도 명확한 메세지와 라이밍을 들려주는 클립스의 랩이 넵튠즈의 비트 위에 참 자연스럽게 잘 얹어진 느낌이다. 화려한 스킬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펀치라인의 무게는 타이슨의 핵펀치와 거의 동급이다. 기억에 남는 랩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데, 그런 면에서 그들은 능력자다. 냉정하게 평하자면 동생인 푸샤티의 랩이 좀 더 재치넘치고 트랜드를 잘 반영하고 있는데, 뻐렐 윌리암스를 빌리어네어로 만들어주었던 져스틴 팀버레이크의 라잌알러뷰와 뻐렐 윌리암스의 솔로 앨범, 인 마 마인드의 수록곡 스테이 윗 미에 살짝 올려놓았던 푸샤티의 랩은 마시내의 김치피자탕수육처럼 감칠맛 난다. 어찌되었든 그들의 세번째 앨범은 한치의 흐트러짐없이 자신들이 하고싶은 랩을 했고, 한치의 타협도 없이 이 한장의 앨범을 철저하게 자신들의 실험의 장으로 삼았다. 그런 실험의 장이 있기까지는 또 절대로 뻐렐 윌리암스의 프로듀싱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는 없다. 역시 '와 이런 비트까지 앨범에 그냥 실을 수 가 있나'싶을 정도로 레어(rare)하고 날 것의 비트들이 가득찬 이 앨범은 신기하게도 클립스와 정말 궁합이 잘 맞았다. 그 정도 사람고르는 눈이 있으니 빌리어네어가 됬겠지만, 뻐렐과 클립스의 만남은 아무리 생각해도 참 좋은 만남이다. 아무도 이견을 달 수 없을만큼 뻐렐 윌리암스의 커리어 중에서 가장 대단했던 스눕 독과의 작업에 버금갈 만큼 이 앨범의 타이틀 싱글 '미스터 미투'는 잘 빠진 트랙이다. 랩도 섹시하고, 텅비고 단순한 비트가 그렇게 타이트하게 들릴 수 있었던 것은 다들 천재라서 이거나 그냥 흑인이라서 그럴 수 밖에는 없었나보다.

 그랬던 그들이 다시 돌아왔다. 칸예 웨스트의 올드한 방식의 프로듀싱으로 다시금 그 시절으로 돌아가보자는 간지를 만들어낸 트랙, 카인더라이커빅딜로 이미 팬들에게 엄청난 환영을 받았다. 이번 앨범은 대단했던 전작에 비해 어떨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정말 깔끔하고 타이트한 앨범이다. 역시나 뻐렐 윌리암스의 지원사격이 대단한 이 앨범. 최근 가장 대단한 기세로 비욘세의 자리를 넘보는 케리 힐슨이 피쳐링한 얼 아이즈 온 미나 뻐렐 윌리암스와 함께한 암굳, 캠론과 함께한 퍼퓰러 디맨드 등이 정말 들을만 하다. 사실 전작에서만 해도 클립스의 랩보다는 뻐렐 윌리암스의 공력이 70이었다고 보지만, 이번 앨범은 좀 더 그들의 랩이 힘을 빡 주고있어서 더 이상 그의 후광을 받은 앨범이라는 인상을 주고있지는 않다. 칸예 웨스트와 함께한 카인더라잌어빅딜을 내세웠던 것도 그러한 이유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어찌되었든, 이제 클립스도 어나더 레벨로 한걸음 바짝 다가서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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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14 00:33 2009/12/14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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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김봉현 2009/12/26 03:4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헬헤쓰노퓨리 앨범 리뷰를 리드머에 정말 공들여서 썼던 기억이 나는군요. 이번 앨범은 전작보다 조금 밋밋한 느낌이었습니다.

    • 쏘울풀몬스터 2009/12/26 10:49  address  modify / delete

      사실 클립스로써는 전작의 아성을 깨기란 쉽지가 않죠
      자기들도 만들어놓고 놀랐을 그런 앨범이니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