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키드 커디라는 이름을 처음 접했을 때는 딱 싸이즈가 패푸스나 사이공, 코리 건즈처럼 제대로 된 정규앨범도 없이 실컷 설레발만 치다가 사라질 것만 같은, 아니면 그러다 나온 첫 앨범에서 별다른 주목을 못받고 묻힐 뮤지션같았다. 하지만 그의 첫 앨범 맨온더문을 들어보고 내 생각은 180도 바뀌었다. 정말 참신한 앨범이라는 생각을 했다. 요새 나오는 힙합음악이란 게 다 비슷비슷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키드 커디의 앨범은 랩과 보컬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식의 트랜디한 시도와 함께 그 근원이 어딘지 모를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의 음악을 앨범 안에 빚어냈다. 그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첫 싱글 데이 앤 나잇의 예상외의 성공 덕분인데, 그의 믹스테잎을 유심히 들었던 깐예웨스트가 그를 자신과 커먼이 함께 몸담고 있는 굳뮤직에 데려오면서 키드 커디의 성공가도가 펼쳐진다.

 가장 확실하고 든든한 후원자를 만난 키드 커디는 적절히 센스있는 랩과 또한 적절히 센스있는 보컬을 분위기있게 섞어낼 줄 아는 뭔가 우와할만큼 감동적이지는 않지만, 와 센스있다 싶을 정도의 천재성을 지니고 있는 것 같기는 하다. 한해를 뜨겁게 달궜던 칸예 웨스트의 808&하트브레이크 앨범의 수록곡들 중 몇 곡을 키드 커디가 썼다는 사실은 그가 자신의 앨범을 내기 이전부터 얼마나 내공을 쌓아왔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결국 그의 음악이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깐예 웨스트의 후원 아래 무럭무럭 자란 그는 제이지의 야심찬 앨범 블루프린트3에 참여하게 되었고, 비로소 자신의 첫 앨범을 내기에 이른다. 그의 첫 앨범은 상큼한 시도들로 가득찬 톡톡 튀는 앨범이다. 천편일률적인 오토튠과 기계음에서 벗어나 올드한 현악샘플에서 나오는 깊은 느낌의 비트 (아마도 깐예의 작품일 것이다) 위에 편안하게 풀어내는 센스있는 음계와 가사들이 이 앨범의 가장 큰 매력. 구성 자체도 한 편의 연극처럼 짜임새 있는 이 앨범의 타이틀 싱글은 깐예와 커먼이 함께한 메이컬세이. 장안의 화제, 레이디 가가의 포커 페이스를 샘플링하여 더욱 화제가 되는 이 트랙은 자칫하다가는 원곡 훼손 및 곡을 그냥 망쳐버릴 수도 있는 샘플 소스들로 그래도 정말 선전하여 경쾌한 사운드를 만들어냈기 때문에 그 고민의 흔적에 박수를 보낼만하다.

 키드 커디 음악이 뭐 그간 없던 새로운 것이라던가, 뭐 그 우월함이 월등한 수준이라던가 한 것은 아니지만, 센스자체가 돋보이고, 최근 등장한 앨범들 중에서는 그래도 가장 신선한 느낌을 가지고 있지 않나 싶어 오늘 추천해보고 나도 한번 더 듣고 자려고 한다.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 뮤지션이 아닐 수 없다. 왠지 앞으로 여러 앨범에서 그의 이름과 함께 그가 감초같은 역할을 해낸 따끈한 트랙들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좋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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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18 03:13 2009/10/18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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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respect 2009/12/12 23:1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누구글인가 했더니 대범이였구나 나 병준이다
    월등하진 않지만 신선하다는게 참 동감이다
    그럼 수고대기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