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067 파지티브 무브먼트, 에보니힐

 

 에보니힐은 아주 느낌있는 남녀 보컬과 리더이자 기타리스트인 김지훈을 중심으로 흑인음악을 좋아하는 맴버들이 모인 밴드다. 2007년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을 시작으로 공연 수익금과 세션 활동비 등을 모아서 어떤 제작자의 도움도 없이 첫 앨범을 냈다는 이들은 자신들이 하고싶은 음악이 무엇인지를 이 첫앨범에서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스타일 자체는 90년대 중반의 슬로잼이나 때지난 스타일의 알앤비지만, 확실한 건 어설프지 않다는 점이다. (이 점이 사실은 가장 중요한 점이다.) 음악여행 라라라를 통해서 처음 접한 이들. 특히 보컬 김혜빈의 목소리는 매우 감동적이었다. 소울사이어티의 박정은을 처음 들었을 때와 비슷한 기분이었는데, 보컬 자체도 시원시원한데다가 음색도 매우 깊은 느낌을 지니고 있었고, 그 기교나 느낌 자체가 뽕짝의 느낌이 전혀 없는, 기름진 것이었다. 호소력 있는 쏘울풀한 보컬보다도 더 에보니힐을 기억하게 된 것은 바로 기타리스트 김지훈의 토크박스였다. 호스를 입에 물고 감각적인 연주를 보여주는 그의 모습은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아주 깔끔한 보컬을 들려주는 남자보컬 장원기도 매우 느낌이 좋지만 보컬에 힘이 달려서 묻히는 감이 있어 프로페셔널한 느낌은 좀 떨어진다. 그래도 내가 꿈꾸던 알앤비 밴드와 가까운 컨셉이라 아주 높이 평가해주고 싶다. 그들의 곡 자체가 민트 컨디션같은 미친듯한 감동의 도가니까지는 안되지만 그래봐야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그들이 주목받는 데에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좀 더 진한 느낌이면 좋겠다, 기왕 할거면 더 제대로..)

 최근에 이하나의 페퍼민트, 음악여행 라라라 등의 전문 음악프로그램이(김정은 초콜릿은 아니야..) 우리나라 인디음악문화를 수면 위로 끌어 올려주는 최고의 장이 되어주고 있는 점은 바람직하다고 본다. 최근에 홍대에서 하기자랑 밥먹고 걸어나오다가 프린지 음악 페스티벌을 잠깐 구경했었는데, 뭐 아마츄어틱해서 큰 볼거리는 없었지만 우리나라의 인디문화가 그 이전보다도 훨씬 더 커지고 또한 대중들에게도 주목받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에보니힐은 대한민국 현 대중음악 계의 가장 긍정적인 움직임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이는 몇년 전, 천편일률적인 음악계에 등장했던 아소토 유니온, 커먼그라운드, 소울사이어티, 얼바노와 같은 움직임이다. 지금 이런 밴드가 등장했다는 것은 굉장히 의미있는 일이다. 표절 논란으로 검게 얼룩진 현시점의 한국 대중음악이 그래도 질적으로 팽창하고 있다는 살아있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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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7 21:35 2009/09/27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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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oloture 2009/09/28 10:02  수정/삭제  댓글쓰기

    1. 기타리스트가 크로미오의 피-떡이랑 비슷하게 생겨서 비슷하게 토크박스 맡고 있는게 귀여움
    2. 보컬들 노래 너무 못하는거 아닌가여..

    • 쏘울풀몬스터 2009/09/29 18:30  수정/삭제

      뭐 이 거지같은 바닥에서 저 정도면 준수하죠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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