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063 기다림의 미학, 맥스웰



 8년을 기다렸다. 숱하게 돌아온다고 예고했음에도 매번 기대를 져버렸었던 그가 드디어 돌아왔다. 쵸콜릿같이 달콤하게 녹아드는 목소리의 주인공, 다른 뮤지션들과 너무나도 뚜렷하게 구분되는 놀라운 오리지널리티의 소유자, 맥스웰. 얼마나 기다렸던가. 기다리고 기다렸던 만큼 팬들의 기대는 하늘 높은줄 모르고 올라가버렸지만, 그의 새앨범 '프리티 윙즈'는 그러한 엄청난 기대치를 충족시켜주기에 충분한 또 하나의 쏘울 명반이다. 더 워먼쓰 웍스때보다 더 성숙한 모습으로, 당시에 그를 상징함과 동시에 상당히 잘 어울리고 인상적이었던 아프로펌에서 벗어나 머리도 짧게 밀고 조금은 살이 오른 얼굴로 돌아왔다.

 베이비 페이스, 머라이어 캐리 등과 함께 전설로 남은 그의 MTV 언플러그드 공연. 그 공연에서 보여준 그의 달콤하고 살벌한 라이브는 전세계의 흑인음악 팬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었다. 다시 돌아온 그가 너무 오랜 공백때문에 설마 예전같지 않은 모습을 보일까 살짝 걱정도 되긴했지만, 그는 여전히 부드럽고 달콤하게 녹아드는 목소리로 감미로운 라이브를 들려주고 있다. 디엔젤로와 함께 네오소울의 시대를 열었고, 훵키한 리듬의 남성적인 강렬한 색채를 띄고 있었던 디엔젤로의 음악과는 정반대로, 섹시하고 감미로운, 다소 중성적인 그루브를 선사했던 맥스웰의 음악은 2009년에도 여전히 유효했다. 이번 새 앨범 '블랙써머스 나잇'은 역시나 트렌드를 따라가지 않고 꾸준히 자기의 색깔을 내고 있는 그의 음악적인 철학과 고집이 돋보이는 앨범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커리어에 또 하나의 방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배드 해빗'으로부터, 별이 쏟아지는 신비로운 여름 밤을 떠올리게 하는 '프리티 윙즈', 긴장감 넘치는 세션과 함께 극한의 그루브를 뿜어내는 '콜드' 등, 단순한 알앤비 앨범을 넘어서 하나의 작품이라는 생각이 드는 정말 훌륭한 앨범. 특히 이 앨범은 그의 전작들에 비해 세션이 상당히 돋보이는데, 앨범을 가득 매우고 있는 어쿠스틱한 세션은 이 앨범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고 있으며, 뮤직비디오로 만나기 보다는 라이브로 만나고 싶고. 큰 무대에서 보다는 라이브 째즈바에서 만나고 싶은 그런 느낌을 주고 있다. 너무나 짙은 쏘울이 담겨져 감동적인 이 음반은 지난 몇달간 나온 수많은 알앤비 앨범 중에서도 가장 인상깊은 앨범으로 꼽고싶다.

 맥스웰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누구도 흉내낼 수 없다는 점이다. 정엽이 아무리 가성을 내지른다고 해도, 맥스웰 음악의 포인트는 가성이 아니다.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그루브와 색깔을 지니고 있다는 점. 그 점 때문에 수많은 음악팬들이 맥스웰을 이렇게 오랜시간동안 그리워했던 것일거라고 생각한다. 전무후무라는 말은 이럴 때 적절하게 쓰일 수 있다. 이런 공연을 보러 나는 언젠가 미국에 가야만 한다. 어떻게 해서든.



 Copyright 2009 ⓒ 쏘울풀몬스터 All rights reserved.
 위 글의 무단 복제, 수정 및 도용을 금지합니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2009/08/16 12:06 2009/08/16 12:06
쏘울풀몬스터

트랙백 주소 : http://www.soulfulmonster.com/blog/intvision/trackback/327

댓글을 달아 주세요

Powerd by Textcube, designed by criuce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