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미 와인하우스에게 꽂혀버린 것은 순전히 성태형 때문이다. 그날 동방에서 성태형이 들려준 인마베드 때문에. 나스 갇썬에 수록된 명곡 메이쥬룩의 비트를 그대로 따와서 만든 인마베드를 듣고 정말 미친 노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자리에서 감탄을 연발하며, 나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개간지'라는 짧은 코멘트와 함께. 에이미 와인하우스는 2008년 그래미어워드를 말그대로 '휩쓸어버린', 음악적으로 널리 인정받은 뮤지션이었지만 글쎄, 내가 그 동안 여러 개인사가 겹치는 바람에 음악을 찾아듣는 것에 게을렀던 것인지, 에이미의 음악과는 통 인연이 닿지를 않았었다. 에이미에 대해서 가지고 있던 이미지라고는 마약에 찌든 지저분한 차림새라던가, 뭔가 더러운 그런 이미지였을 뿐인데, 가요대상 시상식은 거짓말을 해도 그래미는 거짓말을 하지않는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역시 에이미 와인하우스는 전세계를 매료시키기 충분한 그런 뮤지션이었던 것이다!

 그녀의 디스코그라피나 바이오그라피에 대해서는 잘 찾아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적지않은 나이를 지녔고, 남편이 있다는, 마약에 찌든 백인 영국 뮤지션이라는 그런 단편적인 지식 정도를 가지고 그녀의 앨범 후랭크를 들어보았다. 내가 느끼기에 이 앨범은 짙은 쏘울음악이다! 글쎄, 내 생각이지만 그냥 그렇게 주장하고 싶다. '테잌더박스'나 '노 그레이터 러브', '아헐러브이즈블라인드' 정도만 들어봐도 수준높은 쏘울음반이라고 생각된다. 보사노바 스러운 곡도 있고 여튼 모든 곡이 어딘지모르게 아프리칸 뮤직의 정서를 담고 있다. 레젼더리 퀸시존스의 째즈보컬 명곡, 무디스 무드 포 러브를 에이미 버젼으로 편곡한 것도 그렇고, 만족스러움을 감출 수 없게 만드는 앨범이다. 위에 실어놓은 곡은 후랭크의 디럭스 에디션에 실려있는 테잌더박스의 오리지널 데모 트랙! 원곡보다는 좀 더 로우한, 어딘지 다듬어지지 않은 어쿠스틱한 느낌이 있어서 더 좋다.

 나는 조심스레 광기어린 보컬이라고 표현해본다. 그녀가 사용하는 드러그 때문만은 아니고, 어떻게 보면 음색 자체는 코린 베일리 레와 비슷하다고 느껴지기도 할 정도로 맑은 구석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그 끈적함은 다르다. 질퍽한 늪과 같은 점성이 짙은 목소리는 고막에 한 번 와서 닿고나면 다시는 떨어지지 않을 것처럼 무시무시한 느낌이다. 그래! 그야말로 '무시무시한' 음악이다. 지난 일주일동안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음악 밖에 듣지 않았다. 아니 그러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나는 거의 반자동적으로 매일 밤을 에이미의 음악을 들으면서 잠들었다. 마약같다. 들으면 들을수록 그 치명적임에 빠져든다. 폭발적이면서도, 블루하고, 여튼 종잡을 수 없다. 그 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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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30 14:50 2009/05/3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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