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03.01 작별



간다.
처음엔 어색하고 부대끼기만 했던 팟팟했던 전투복이
이제는 시간이 지나 별로 불편한지도 모를 정도로 몸에 익숙해져 버렸다.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내 어린 시절은 무모함과 엉뚱함이 함께 했다.
내 잘남과 능력, 이거 하나 믿고 밀어붙였던 시절이 있었다.
그래서 결국엔 내가 가지려했던 것, 원해왔던 것들을 모두 내 손에 꼭 쥐고야 말았던
나는 대담한 완벽주의자였다.

나는 언제나 내가 목표한 곳에 틀림없이 도착해있었다.


하지만 지난 두 달간 나는 너무나 무기력한 나 자신을 발견하고야 말았다.
술에 의지하며, 때로는 사람들을 붙들고 하소연하며
억지로 오지않는 잠을 청하기를 그렇게 딱 두 달.

단지
너무나 믿음직스럽던 나였고 나는 아직 여기 그대로인데
군번줄을 찬 내 껍데기는 아무것도 내 뜻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없고,
누군가에게 아무런 의미도 지니지 못할 그냥 그런 병신으로 전락해버린 것만 같은
지금 내 현실이 조금은 분할 뿐이다.

길지만 끝이 있기에 두렵지는 않다.
나는 누구보다도 이 긴 시간을 잘 견뎌내다못해 성공적으로 해낼 자신이 있다.
하지만
내가 어쩔 수 없는 일도 있다는 걸, 그냥 이렇게 내버려두는 것이 차라리 잘 된 일이라는 걸
전부 인정해야한다는 게
그런 것들을 이미 나도 다 알고 있다는 게, 그리고 벌써 조금씩 인정해가고 있다는 게

결국 나에게 작거나 혹은 큰 그런 무력감을 안겨주고 만다.

지난 두달간의 처절했던 몸부림은 무엇을 위함이었는지.
이렇게 갈 것을 나는 무엇을 그토록 붙잡으려 했던가.


상관없다! 전역하고 두고보자!
이렇게 세상에 협박하듯이 외쳐보아도
지금은 그냥 그런 기분에 잔뜩 젖어버려서 잘 지지가 않는구나.



뭐 하지만 기분탓일테지-
내가 제3자였다면 나에게 모든 것이 차라리 잘되었다 말해줄 수도 있을 것만 같다.
힘들어도 죽는 소리 안할거고, 아파도 참을거고, 아무것도 묻지도 기대하지도 않은 채
나 그렇게 잠자코 사라졌다가 금새 더 어른이 되어서, 더 단단해져서 돌아올테니
나를 믿어줘.
그때가 되면, 그때가 되면 다 알게 되겠지. 내가 무엇을 그리도 애타게 그리워했는지.
지금 모든 것을 인정하고, 깨끗이 물러섰으니 그때가 되면 지금 잃었던 모든 것을 되찾겠어.

당신의 원더보이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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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1 01:13 2009/03/01 01:13
쏘울풀몬스터
Monster, The Life/Bluedays 2009/03/01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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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G 2009/03/04 17:45  수정/삭제  댓글쓰기

    소울풀몬스터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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