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031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상)

틈날 때, 생각날 때마다 아주 가끔씩 홍대 앞 자취방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재즈바 ‘문글로우’에 가곤 한다. 재즈 피아니스트 신관웅 씨가 운영하시는 이 곳은 신관웅 씨를 비롯하여 대한민국 재즈 1세대들이 매주 모여 그 세월의 내공이 담긴 진한 연주를 들려주곤 해서 가끔씩 들르고 있다. 게다가 신관웅 씨의 입담이 구수하고 훈훈해서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데 홍대에 사는 것이 내게 축복인 작은 이유들 중에 하나가 바로 이 곳, ‘문글로우’다. 가끔 신관웅 씨의 친구인 도올 김용옥 선생님이 놀러 오시는데, 어느 날은 ‘문글로우’의 번창을 기원하면서 이런 말을 하셨다.
“신관웅이가 이렇게 재즈 클럽을 열어서 대한민국 재즈 1세대들을 다 모아 놓았는데, ‘문글로우’도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처럼 앞으로도 멋진 모습 보여줬으면 좋겠다.”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은 쿠바의 수도 하바나에 있던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유명한 사교클럽의 이름이었다. 그리고 그 클럽이 사라지고 수십년이 흐른 뒤 미국의 한 블루스 기타 연주자에 의해서 당시 그 곳에서 연주하던 음악가들이 다시 뭉쳐, 동명의 밴드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을 결성하기에 이른다. 다시 그들이 모였을 때는 거의 모든 맴버들이 90세에 가까운 노인들이었지만 이 쿠바의 밴드는 전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공연을 하고 마지막으로 뉴욕의 카네기홀에서 연주하게 된다. 이후 이들의 이야기는 명감독 빔 벤더스에 의해서 밴드이름과 동명의 음악 다큐멘타리 영화로 제작되기도 하였다. 이 영화를 통해 그들이 만들어지기까지의 모습들과 그들의 음악, 카네기 홀에서의 공연 실황 등을 살펴볼 수 있으며, 그들이 모두 모여서 만든 단 한 장의 앨범은 쿠바음악을 세계적으로 알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세계적인 명반이 되었다.
쿠바음악의 개요
중남미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사실 생소한 곳이다. 그중에서도 우리가 쿠바에 대해서 아는 것은 공산국가라는 것과 미국과 전쟁위기가 있었다는 것 이외에는 별로 아는 것이 없다. 쿠바는 카리브해 한가운데 있는 섬나라이며 미대륙 최초의 공산국가다. 미국의 경제 봉쇄 정책이 10년 이상 이어지면서 쿠바는 주변 국가들에게 철저히 외면당하는 말 그대로 사방이 망망대해로 둘러쌓인 고립된 섬나라다. 쿠바에 대한 이미지로써 가장 먼저 떠올릴만한 것들은 혁명가 체 게바라와 시가, 럼주 정도가 있겠지만, 사실 그런 것들과 함께 쿠바의 음악은 라틴계열 음악의 뿌리 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 역사가 깊다.
한때 국내에서도 한창 유행했던 살사나 라틴 댄스 음악들의 뿌리가 모두 쿠바음악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외에도 맘보(mambo), 차차차(cha-cha-cha) 등의 춤 음악 역시 쿠바에서 출발했으며 지금도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장르들은 대부분이 ‘손(son)’이라는 장르로부터 발전된 것인데, 손(son)은 '아프로(Afro-)'의 영향을 많이 받은 아프리카적 리듬을 지니고 있으며, 많은 쿠바 음악 장르들의 중요한 뿌리가 되고 있다. 쿠바 동부에 손(son)이 있다면, 쿠바 서부지역에서는 구아히라(guajira)라는 장르가 발달해있다. 구아히라(guajira)는 북미대륙의 블루스나 컨트리와 비슷한 풍의 음악으로 아프로의 영향보다도 스페인 음악의 영향을 많이 받은 장르다. 이처럼 쿠바 음악이 아프로와 스페인 음악의 영향을 두루 받고 있는 데에는 쿠바의 특수한 역사적 상황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유럽국가가 미대륙을 발견하기 이전의 쿠바 원주민들의 민속음악에 대해선 거의 알려진 게 없지만 처음 유럽인들이 쿠바에 상륙했을 때 원주민들은 나무나 소라를 재료로 여러가지 타악기나 관악기를 깎거나 다듬어 제작해서 연주하고 있었다고 한다. 오늘날 쿠바를 구성하고 있는 인구는 콜럼버스가 서인도 제도를 발견한 이후 15세기 초부터 쿠바에 유입된 유럽인들 ,특히 스페인계 유럽인들과 그들이 데려왔던 흑인 노예들의 후손들로 이루어져 있다. 나중에는 다른 나라에서 자유를 얻은 흑인 노예들도 쿠바로 들어오게 되는데 이런 인구구성의 변화는 쿠바의 현대음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 후 쿠바의 음악은 20세기로 들어오면서 흑인들의 아프로 리듬과 타악기가 유럽의 멜로디, 화성적인 요소와 미국의 블루스, 재즈와 어우러지면서 다양한 스타일로 발전하게 된다.
쿠바음악을 단적으로 표현하면 스페인 계통의 멜로디와 화성, 그리고 아프리카 흑인들의 중독적인 타악적 요소들이 잘 어우러져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쿠바 음악을 단순히 아프로와 스페인의 혼합으로 표현하기에는 뭔가 그 이상의 특별함이 있다. 쿠바 음악은 스페인의 열정과 흑인들의 한 맺힌 영혼을 담고 있는 동시에 혁명과 오랜 내전을 겪어온 쿠바의 정치적, 문화적 환경에서 비롯한 저항정신과 같은 쿠바인들만이 공유하고 있는 특별한 정서가 담긴 매우 복합적인 음악이라고 할 수 있다.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Buena Vista Social Club)의
바이오그라피, 디스코그라피
미국에서 블루스 기타리스트로 활동하던 라이 쿠더(Ry Cooder, 이하 라이)는 96년, 쿠바에 머물러있는 동안 카스트로 정권이 드러서고 쿠바가 공산화되기 이전에 하바나에서 가장 유명했던 재즈클럽인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1930~40년대는 쿠바음악의 전성기였으며 그 중에서도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은 당시 쿠바 최고의 연주자들이 연주를 했던 그 시기 쿠바음악의 상징적인 장소였다. 하지만 공산국가로 변하면서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은 부르조아를 위한 고급 사교 클럽이란 이유로 문을 닫게 되고 그 클럽에서 음악을 연주하던 사람들은 모두 뿔뿔히 흩어졌다. 그리고 그 일을 계기로 뜨겁게 번성했던 쿠바의 음악은 그대로 잠들어 버린 것처럼 보였다.
라이는 이 이야기를 듣고 당시 그 곳에서 연주했던 연주자들을 각지에 수소문하여 한명한명씩 찾아나서기 시작했다. 결국 나이가 들어 죽거나 미처 연락이 닿지 못한 맴버들만을 제외한 대부분의 맴버들을 하바나에 불러모으게 되었고 96년에 그 재즈클럽과 동명의 밴드인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을 결성하게 된다. 그리고 이듬해 9월, 보컬 이브라힘 페레르 (Ibrahim Ferrer, 이하 이브라힘), 피아니스트 루벤 곤잘레스(Ruben Gonzalez), 기타리스트이자 보컬인 콤파이 세군도(Compay Segundo) 이렇게 셋을 중심으로 10여명이 넘는 늙은 연주자들이 모여 앨범을 발매하기에 이르렀는데, 그것이 바로 그들의 처음이자 마지막인 단 한 장의 정규앨범,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이다. 이들 중에는 90대를 전후한 연주자도 있었고 맴버 대부분이 70,80 대의 늙은 노인들이었지만 그들의 음악은 라이의 총 프로듀싱 아래 전 세계에 유통되었으며, 전 세계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공연을 하는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큰 인기를 끌었다. 음악시장에 있어선 제3세계에 불과한 우리나라에서조차도 그들의 음반은 12만장 가까이 되는 엄청난 판매고를 올렸으며, 그 이듬해에는 뉴욕 최고의 공연장이자 모든 연주자들에게 있어서 최고의 영광인 카네기 홀에서 그들의 마지막 공연을 가졌으며, 같은 해, 그들의 음악은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그래미상 수상의 영광을 안기도 했다. 이들은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음악을 사랑하는 열정적인 모습으로 전 세계에 쿠바음악의 아름다움을 알렸고, 각 맴버들은 죽는 그날까지 계속해서 각자가 열정적인 음악활동을 보여주었다. 당시에도 워낙 나이가 많았던 그들이었기 때문에 그 이후로도 적지 않은 맴버들이 세상을 떠났고, 그 때문에 지금의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은 부분적으로 그때와 많이 다른 모습이지만 여전히 후배 연주자들을 계속해서 받아들여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의 맴버는 총 프로듀서인 라이를 비롯하여 아까 소개했던 이브라힘, 쿠바 3대 피아니스트 중 한명인 루벤 곤잘레스, 콤파이 세군도, 이 세 명을 주축으로 하여 기타리스트이자 보컬인 엘리아즈 오초아(Eliades Ochoa), 여자 보컬인 오마라 포르툰도(Omara Portuondo), 보컬이면서도 기타와 각종 퍼커션을 다루는 후안 드 마크로스(Juan de Marcos), 빼놓을 수 없는 콘트라베이스 연주자 올란도 로페이즈 카차이토(Orlando Cachaito Lopez), 퍼커션의 아마디또 발데스(Amadito Valdes), 트럼펫의 엘 과지로(Manuel Guajiro), 쿠바 전통 현악기인 쿠바식 류트를 연주하는 바바리또 토레스(Barbarito Torres), 그리고 보컬 피오 레바(Pio Leyva)와 마누엘 리시아 푼틸리다(Manuel “Puntillita" Licea) 등 과거 쿠바 최고의 연주자들이었던 그들 이 외에도 라이 쿤도의 아들이자 우다 드럼을 비롯한 여러 퍼커션을 다루는 요하킴 쿤도 등 이제는 죽어서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옛 연주자들의 빈자리를 채워줄 실력있는 후배 음악가들까지 수많은 명연주자들로 이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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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음악
Monster, The Life/Listening Note 2008/04/26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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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라 포르튠도 한국 왔을때 가고 싶었었는데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