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31 I`m tryna get better than yesterday
벌써 가을이 느껴질 정도로 선선하다.
그냥 흐려서 그런건지 가을이 오는건지.
하늘을 보는 습관이 생겼다. 참 좋은 습관이 생겼다고 스스로 자부한다.
개강이다.
딱 일주일만 더 쉬었더라도 지금처럼 아쉽진 않았을텐데
나의 여름은 올해도 그렇게 나를 떠나갔다.,
개강 첫주는 만만했다. 아니, 사실 녹녹치 않았다.
수업을 들으러간다.
태생이래로 수업을 열심히 집중에서 듣는 사람은 아니지만
이런저런 생각에 머릿속이 가득한채로 졸지않고 수업을 (나름) 잘 듣는다.
그렇게 하루 평균 4시간가량을 학교에서 보낸다.
그리고 걸어서 음악을 들으며 하교한다.
이어폰을 끼는것은 금지되어있지만 신촌만 벗어나도
남들은 느낄수 없는 짜릿한 자유를 맛볼수 있다.
"이런게 행복일까?"
이젠 거의 본능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음악들을
재생목록에서 엄지손가락으로 찾아나간다.
내게 음악이 없었다면 내 삶을 지금처럼 가득 채울 수 있었을까?
그렇게 쓸데없는 생각에 사로잡혀 걷다보면
학교에서 걸어서 20분정도 떨어진곳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임대범 냄새가 가득밴 나의 작은 아지트가 등장한다.
혼자쓰기는 넓고
둘이쓰기는 조금좁다싶은 이 방의 면적은
때로 나를 조금 쓸쓸한 기분에 사로잡히게 만들기도 한다.
어두운 방안에 들어서면
자동적으로 컴퓨터를 켠다.
이것저것 하다보면 금새 졸음이 쏟아진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가을타나?
일단 이불속으로 스며든다. 몸이 말을 안듣는다. 이내 소르르 잠이 든다.
.
.
.
.
깨어나면 이미 날은 저물어 한밤중이다.
대충 냉장고에서 생수통을 꺼내서 벌컥벌컥 들이켜본다.
잠에서 깨어났을때 어수선한 기분이 텅빈 내 마음을 더욱 씁쓸하게 만든다.
컴퓨터에선 계속해서 코린베일리레 류의 몽롱한 노래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밤이 늦었음에도 참지못하고
헤드폰을 끼고 노래를 한다.
아~ 아~
한번 눈을 감고 한참 노래를 하다가 눈을 뜨면 새벽 3시쯤.
옆집에서 문을 두드린다.
"죄송한데요 지금 3시잖아요!"
"... 네."
피곤에 쩔은듯한 목소리의 그녀를 되돌려보낸다.
아쉬운 마음에 좀 모자라게 녹음된 내 목소리를 헤드폰을 끼고
이리저리 돌려가며 반복해서 듣다가
나도 내일 학교에 가야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린다.
괴로워진다. 왠지 되는 일이 없다는 생각마저 들때쯤 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잠시 내일은 꼭 새로운 노래를 만들겠다는 다짐을 한다.
마지막으로 크리셋미쉘의 음악을 한번 더 들어보지만
이렇게 잠들려니 못내 아쉽다.
...
이불을 깔고 누웠다.
그런데 아까 녹음을 너무 못했다는 생각이 문득 들면서 잠이 깬다.
그렇게 뜬 눈으로 밤을 지샌다.
오늘은 대체 뭐가 문제였지?
22살. 얼마나 많은 시간이 지나야 나는 나 스스로를 칭찬할 수 있을까.
겨우 잠들었지만 이내 자명종시계가 눈을 뜨지못하는 내게 짜증을 토로하는 것으로
오늘 하루가 다시 시작된다.
바깥날씨가 꽤나 선선하단 것을 하늘을 보고 대충 짐작해보면서
어제의 다짐과 아쉬움은 단순히 어제의 일로 기억된 채
오늘은 다시 새로운 오늘의 다짐과 설레임으로 열어본다.
이런 방식으로 똑같이 지긋지긋한 일상이 바로 내일 아침에 반복되겠지.
제대로 살기가 참 힘들다.
오늘같은 기분에 멍청한 눈빛의 키샤라도 있었더라면
붙잡고 많은 이야기를 했을텐데.
주변에 사람도 많고 지갑엔 돈도 많지만 뭔가 허전한 기분.
일년만 내게 시간이 주어진다면.
내일도 오늘같을거라는 어떤 공포감에서 도망치고싶다.
나를 그해 겨울 꿈결같던 도쿄로 데려가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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